티처빌매거진 Vol. 19 <Teacher Life>
교육 외교관, 해외한국학교 교사 라이프
싱가포르에 한국형 블렌디드 러닝 모델을 제시하다!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성현 선생님에게 싱가포르에서의 삶과 학교생활에 관해 물어보았다.
김 선생님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가족중심의 문화가 잡혀 있어 살기에도 매력적이고, 1학급 2교사 체제(한국인 교사와 영어 교사)라 교육적 고민을 함께 나누고 새로운 교육방안도 함께 고안할 수 있어 좋은 점이 많다고 전했다.
설렘 안고 간 싱가포르, 어느새 3년
싱가포르에서의 생활도 벌써 3년째다. 삶의 첫 싱가포르 방문이라는 설렘을 안고 창이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선생님과 반갑게 인사 나눈 기억이 여전 히 생생한데 어느새 3년이 흘렀다. 교사로 임용되면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해외국제학교’ 교사로 근무해보는 것이었고, 마침내 그 목표를 이룬 것이다.
싱가포르를 선택한 이유
싱가포르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영어다. 다른 언어에 비해 오랜 시간 배워왔기에 잘하진 않아도 친숙한 언어가 영어였고, 싱가포르가 영어권 국가라 선택하게 됐다. 또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있기에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아시아의 용광로(Melting Pot)로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한데 어우러 진 도시국가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가족과도 가까워지고 더 건강해져
싱가포르에서의 생활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줬다. 우선 학교와 집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가족중심 문화가 잘 자리 잡혀 있다. 이곳에 서의 시간을 통해 아이들과도 더 가까워졌고, 저녁 시간에 테니스를 꾸준히 치면서 건강도 좋아졌다. 테니스코트와 수영장, 자전거도로, 조깅 코스도 잘 조성돼 있어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을 시작하기 좋다.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
싱가포르는 밤 10시 30분 이후로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편의점·술집에서도 술을 구할 수 없다. 이러한 정책으로 밤거리가 안전하다. 취객이 난동을 부리거나 술자리의 시비로 험한 광경을 볼 일이 거의 없다.
따라서 여성도 안전하게 조깅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 엄격한 법을 적용하기에 교통법규를 어기거나 침을 함부로 뱉는 장면,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더울 것 같지만 긴소매를 입고 다니기도
적도 지역에 있는 싱가포르는 1년 사계절 평균기온 30도 안팎을 유지하기에 옷차림이 가볍다. 겨울옷을 구비 할 필요가 없기에 옷장에도 여유가 있다. 그 럼 꽤 덥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가는 곳마다 에어컨이 쌩쌩 돌아가기에 추위에 취약한 분들은 긴소매를 입고 다니는 편이다.
또한 길거리에는 그늘 막이 대부분 설치돼 있어 직접적인 햇빛을 마주하는 경우는 적다. 스콜이라 부르는 소위 소나기가 종종 내려 덥다는 생각을 많이 하진 않는다.
동서양의 문화와 음식을 만날 수 있어
싱가포르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곳이기에 원하는 음식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식당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음식 에서부터 한국·인도·태국·중국·일본·말레이시아 그리고 서양 음식까지 미식가의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미슐랭 별을 받은 음식점의 수도 한국보다 많다고 한다. 하지만 늘 한국 음식만을 찾아 먹다간 지갑이 금세 홀쭉해질 수 있어 한국마트에서 식재료를 구해 집에서 한국 음식을 해먹는 분들이 많다.
한국과 같은 듯 다른 싱가포르 학교생활
아침 출근길, 같은 콘도에 사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눈다. ‘마을이 학교다’ 라는 타이틀이 생각나는 곳이다. 한국학교를 중심으로 많은 한국 사람이 모여 산다. 그렇다 보니 방과후, 주말에도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마주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학교에 도착하면 교무실에서 선생님들과 인사를 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수업을 마치면 방과후 학교 강사로 참여한다. 한국처럼 다양한 학원이 없어 선생님들의 특기를 살려 방과후 수업을 진행한다. 한국에서의 근무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의 근무환 경과 가장 큰 차이점은 교무실 환경이다.
수업이 없는 시간, 틈틈이 교실 에서 업무를 보고 선생님들과 메신저로 소통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곳은 조금 다르다. 수업 준비와 업무를 하는 공간이 교무실이다. 처음에는 중·고등학교 교무실처럼 모든 선생님이 모여 있는 것이 낯설었다.
영어 선생님과 파트너를 이뤄 1학급을 맡아
한 학급에는 2명의 담임교사가 있다. 한국인 선생님, 영어 선생님 총 2명이 학급담임으로 아이들을 돌본다. 그래서 생활지도를 위해 파트너 선생님과 협의하고, 학급행사, 교실 환경꾸미기, 학생상담도 영어 선생님과 함께한다.
이곳에 근무하던 첫날, 메신저로 메시지가 왔는데 영어로 내용이 전달됐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마치 외국계 기업에 취업한 느낌이었다. 교무실에서 파트너 선생님과 내일 수업에 대해 영어로 대화를 한 경험도 상상하지 못한 장면이었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여러 국가 사람들과 학교 교육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신선하다.
끈끈해지는 관계 속에서 새로운 교육의 길 찾아
교무실이라는 한 공간에 함께 지내다 보니, 더욱 끈끈하고 친밀해졌다. 자연스레 학교 교육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도 오간다. 2020년 3월부터 싱가포르한국국제학교에 근무했으니 코로나19 시대에 해외국제학교에 근무하게 됐다.
막막하게 다가왔던 코로나19 시대 교육, 하지만 위기가 기회가 됐다. 당시 초등교무실에 근무하던 선생님들과 ‘난국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까’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함께하니 학년별·교과별로 수업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화수분처럼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고민의 시간과 결과물이 한국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자료도 정리했다. 이를 계기로 『블랜디드 러닝 수업』이라는 도서도 출간했다.
혹시 해외국제학교 교사에 생각이 있다면 가족의 동의를 구해 지원해봤으면 한다.
떠나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했던그 이상의 것 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의 생활은 어떨까.
조금은 외롭고 막연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응을 통해 새로움이 일상이 되면 또 다른 즐거움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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