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처빌 매거진 Zoom in Focus
메타버스의 전망과 교육적 적용과제
얼마 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페이스북을 5년 내 ‘메타버스' 기업으로 탈바꿈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메타 버스를 활용한 신입사원 연수나 일상적인 회의가 심심치 않게 소개되고 있다. 과연 메타버스는 한순간의 거품일까, 아니면 우리의 미래일까? 거기에 교육과의 접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해서 『메타버스 이미 시작된 미래』 (2021)의 저자 이임복 작가에게 메타버스의 전망과 교육적 적용에 관해 물어봤다.
글. 이임복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
세계를 덮친 메타버스 열풍, 메타버스가 뭐길래
요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을 장식하는 용어 중 하나가 ‘메타버스’다. 가수 선미는 메타버스를 통해 컴백쇼를 열었고, 엘지그룹·금호석유화학 그룹 등의 대기업은 메타버스에서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했다. 정부에서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고, 심지어 건 국대·숭실대는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메타버스를 통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도대체 메타버스가 뭐길래 이렇게 이슈인 걸까?
메타버스는 메타(Meta)+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초월적인 세상, 현실 그 이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뭔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다. 1992년 『스노 크래시』라는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특수한 고글을 쓰고, 이어폰을 착용하면 몸은 현실에 있지 만, 또 하나의 현실에 자신의 아바타로 로그인해서 생활할 수 있는 가상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본래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세계를 의미했다. 다만 누구나 자신만의 VR 기기와 슈트를 입고 가상현실 세계 속에서 또 다른 내가 되어 살아가는 세상은 언젠가는 올 세상이지만 기술적으로 아직은 먼 이야기다.
메타버스, 한순간의 유행일까 아니면 미래일까
그렇다면 지금의 메타버스 열풍은 거품이 아닐까? 메타버스 이야기를 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업이 ‘로블록스’와 ‘제페토’이다. 로블록스 는 3월 미국 시장에 상장했고, 제페토는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이나 되는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VR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어찌 된 일일까? 메타버스의 시작은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말이었지만, 굳이 VR을 통해 접속하지 않아도 우리가 가진 스마트폰· PC · 게임기 등 다양한 장비들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게임들 모두가 가상세 계로 메타버스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눈앞의 스크린은 눈앞의 현실로, 손가락을 통한 컨트롤러의 조작은 자신의 손을 움직이는 걸로 바뀌겠지만 그전까지는 제페토나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와 같은 소셜 게임들이 주목받게 되는 이유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게임은 메타버스인 걸까
모든 게임이 메타버스는 아니다. 메타버스는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들이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상으로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마치 앱스 토어나 플레이스토어라는 장터에서 누구나 자신의 앱을 거래할 수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는 ‘자유도·소셜(만남)·수익성’이라는 3가지 요소를 갖출 때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현재 주목받는 메타버스는 이 세 가지 요소를 이미 갖추었거나 갖추어가고 있다. 아이들이 하는 게임으로만 인식되는 마인크래프트와 로블록스가 주목받는 건 게임을 할 뿐 아니라 원한다면 게임과 아이템을 만들어 누구나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의 교육적 활용… 아바타 활용한 수업 가능
사실 교육 분야는 이미 오래전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해왔다. 지금에서야 메타버스라는 용어로 재정의됐고, 덕분에 활용 가능성에 대해 더 폭 넓게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보아야 한다. 우선 메타버스에서의 교육이 주는 긍정적인 점을 생각해보자.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떤 점이 좋아질까?
제페토·이프랜드 (ifland)·마인크래프트·로블록스와 같은 서비스는 자신의 아바타를 마음 껏 꾸며서 교실에 들어갈 수 있다. 누가 실제로 예쁘고, 잘 생겼는지, 힘이 센지, 약한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아바타를 꾸미는 데 들어가는 ‘현금’에 따라 외향이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이런 또 다른 활동이 부익부 빈익빈을 양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해결은 쉽다. 학생들은 모두 학교에서 나눠주는 교복을 입거나 아바타 복장의 가이드라 인을 주면 된다. 현실 세계와 같다.
학교폭력을 감소시키는 데도 기여할 수 있어
또 다른 긍정적인 점은 학교폭력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2017)의 원작 소설을 보면 소설 속 주인공이 학교에 갔을 때 다른 학생이 거친 말을 한다. 이때 주인공은 버튼 하나를 눌러 음소거 를 해버린다. 아무리 상대 학생이 화가 나더라도 그 소리는 들리지 않고, 서로 어디에 사는지 모르고 현실 세계의 얼굴도 이름도 모르기에 더 이상 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1년 6월 인사혁신처 장애인 선후배 공무 원들이 아바타를 통해 만난 건 메타버스를 통한 만남과 교육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준다. 인사혁신처에서 사용한 메타버스는 ‘게더타운’으로 참여 자들의 얼굴을 화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 게더타운은 아바타를 활용할 수 있고, 아바타끼리 서로 만나야만 Zoom처럼 카메라와 마이크가 켜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줌을 대체하는 플랫폼으로 성 장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학교에서는 화상 원격회의로 인한 피로 도를 줄이고, OX 퀴즈, 방 탈출 등 다양한 미션을 만들어 강의 외에 아이들의 협업과 놀이 활동도 지원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통한 만남에 나쁜 점은 없을까
메타버스의 첫 번째 문제점은 아바타를 통한 장점이 단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누군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건 그 사람의 목소리만 듣 는 게 아니라 표정을 읽고, 손짓이나 몸짓의 신호를 읽는 것을 포함한다. 그런데 아바타로 만나는 세상에서는 섬세한 표정보다 하트를 날리 거나 웃는 등 아바타의 동작으로만 표현할 수 있기에 오해가 생기기 쉽 다. 두 번째 문제점은 현실 세계의 문제가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메타버스 내에서도 왕따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거 친 말을 하는 일도 있다. 게임 아이템에 대한 사기 행위나 계정 해킹의 위험성 등 다양한 보안 문제도 존재한다.
메타버스는 교육에 있어 꼭 막아야 하는 서비스일까
문제가 있다고 해서 꼭 막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메타버스 용어의 시작은 1992년이다. 메타버스가 거품이 아닌 이유는 지난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발전해 온 인공지능, 네트워크, 대용량 서버, 빅데이터, AR과 VR 등 다양한 기술이 하나가 돼 나타난 현상을 정의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된 세상이기에 이 세상의 끝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우리가 상상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는 점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다양하다. 교육에 적용하고 싶은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인지, 지식의 전달인지, 아니면 다른 부분인지에 대해서 먼저 정의 돼야 한다. 그 후 그에 맞는 플랫폼을 활용하자.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 을까? 걱정하지 말자. 메타버스는 우리들의 세상이 아닌 이미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다. 선생님들이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하지 말자. 이미 코로나19로 1년간 원격 강의에 누구보다 더 빠르게 적응한 분들이 아니던가. 지금 당장 제페토를 설치해 경주로 놀러가는 것은 어떨까.
지금 당장 게더타운 속에서 회의를 해보는 것도 좋다. 메타버스는 이미 시작된 미 래다. 놓치지 말자. 시작은 언제나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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