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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존재 이유] 학교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을 양성하는 공간

by 피오렌티나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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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Vol. 19 <Interview & PEOPLE>

 

학교의 존재 이유와 교사 그리고 부모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최선의 방식

 


 

 

지난 7월 학교 교육의 붕괴를 보여주는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칼과 톱으로 교사와 친구를 위협하는 초등학생의 이야기다.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는 중학생도 아닌 초등학생. 다수의 학생도 아니라 단 한 명의 초등학생에게 온 학교가 좌지우지되며 시달렸다.

 

또 그 소식을 접한 많은 교사가 가르치는 일의 의미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꼈다. 그래서 교육이 존재하는 이유, 학교가 필요한 까닭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졌다.

 

 

 

 

 

 

'학교란 왜 존재하는가?'

 

교육의 3주체는 학생·교사·학부모

 

교육(敎育). 가르치고 기르는 일을 합쳐 우리는 교육이라고 부른다. 그래서일까? 교육의 대상인 학생과 가르치고 기르는 일을 하는 교사와 부모를 합쳐 우리는 ‘교육의 3주체’라고 부른다.

 

미성숙하고 자기중심적인 아이에서 자신과 타인, 개인과 사회, 인간과 자연을 함께 생각할 줄 아는 자기 초월적인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했을 때 우리는 배운 사람, 문명화된 인간, 교육받은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어려운 과제의 연속, 인간을 성숙하게 만들어

 

자신만 즐거운 것보다 자타 함께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이 어렵다. 개인을 넘어 가족을, 가족을 넘어 지역을, 지역을 넘어 국가를, 국가를 넘어 세계를, 세계를 넘어 우주나 생명과 나 자신과의 상관을 이해하고 공존을 위한 실천을 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우리는 학교에서 도덕·국어·수학·사회·과학과 같은 다양한 교과목을 통해 자기를 초월한 다양한 집단 혹은 개체와의 연관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 어려운 과제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 우리를 성숙한 인간으로 이끄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란 참 어려워

 

어렵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내가 되기란 어렵다. 때에 맞춰 고른 영양소와 적당한 칼로리를 지키고, 30회 이상의 저작 활동을 하며 식사를 챙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루 평균 권장 수면시간을 지키기도 어렵고, 주 3회 30분 이상 숨이 찬 운동을 꾸준히 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날마다 거르지 않고 책을 읽고 제 생각을 정리하는 일도 어렵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어렵다. 어른들 대다수의 삶은 이와 반대를 향하고 있다.

 

 

어려움에 마주한 아이, 누가 격려하고 함께 노력하나?

 

하물며 어린아이들은 어떨까? 어른들보다 더 어려워하지 않을까? 미성숙하니까 어른과 비교해 자신의 충동을 더 조절하기 어려워할 테고, 어렵고 힘든 것보다 쉽고 편한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가까이에서 그 어려움을 피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격려해주고 함께 노력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누가 그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까? 부모와 교사 그리고 친구들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이들 곁에 가장 오래 머무는 타인이란 존재가 곧 환경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마음, 들여다보지 않으면 같은 상황만 반복될 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학교폭력 가해 행동으로 인해 한 아이가 전학을 왔다. 교사가 아이에 대해 아는 거라곤 생기부 징계기록뿐이다. 부모의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다. 교사는 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내기를 바라지만 어려운 일이다. 가벼운 서면 사과가 아닌 전학이라면 이전 학교 구성원 다수로부터 수용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나를 싫어하는 교사와 친구들 속에서 오랜 기간 학교생활을 한 아이는 전학을 와서도 같은 방식으로 교사와 친구들을 대한다. 자신을 두려워하고 싫어할 것이라는 짐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실처럼 다가온다. 학교가 바뀌어도 아이 마음속에 높이 세워진 벽은 허물어지지 않았으니까.

 

 

스스로 고립시키는 악순환으로 쉽게 이어져

 

쉬는 시간. 누군가 아이의 책상을 치고 지나간다. 아이는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심한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표출한다. 다른 아이들은 욕설만 들었을 뿐 책상을 치고 간 아이를 보지 못한다. 욕설만 들은 다른 아이들은 전학 온 아이 곁에 가지 않는다. 자주, 그리고 큰 소리로 욕설을 남발하는 아이 주변에 가고 싶지 않으니까. 이렇게 아이는 다시 자신을 친구들로부터 고립시킨다.

 

 

결국 아이를 다시 문제아로 내몰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왜 화가 났는지. 화가 나도 욕설 대신에 ‘조심해 달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걸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다. 전학 온 아이는 더 나은 방식으로 자신의 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누구도 자신이 화가 난 이유를 묻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앙금이 쌓여만 간다.

 

쌓이고 쌓인 앙금은 결국 적대감을 행동으로 표출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이웃사촌은 옛말, 아이 키우기 팍팍한 세상 

 

해가 갈수록 지도하기 어려운 아이의 수가 늘어난다. 아이를 키우는 집은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아이를 키우는 과정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줄어든다. 잘 키우는 법을 배울 곳도 없다. 가까이에서 조언을 구할 부모로서의 선후배 역할을 해줄 건강한 타인이 없다는 뜻이다.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고충과 보람을 나눌 사람도 없다. 도시 거주 비율, 공동주택 거주 인구가 전체 인구의 3/4이 넘은 지금 이웃사촌이란 말은 그저 흘러간 옛날을 추억하는 낱말일 뿐이다.

 

 

학교에서 교사와 친구로부터 지지와 격려받으며 성장해야

 

자신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타인을 만나 정해진 시간에 등·하교를 하며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함께 만들어가며, 다양한 학문에 비춰 미성숙한 자기 생각을 말과 글과 행동으로 드러내고, 타인을 통해 자신을 비춰보며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애쓰도록 격려하는 곳.

 

바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사와 친구들을 만나지 않고서 아이들은 어디에서 누구에게 지지받고 격려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까?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을 양성하는 공간 '학교' 

 

교육이 존재하는 이유. 그것은 사람은 변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문명이 최선의 방식이라 여기고, 학교라는 곳에서 여러 아이가 한자리에 모여 배우도록 제도로 만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세계인권선언에서도, 세계아동 인권선언에서도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한 것이 아닌가?

 

교육을 통해 단 한 명의 아이도 빠짐없이 자기를 실현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교육을 통해 이전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신념은 증명할 수 없는 가설이 아니라 증명해 온 역사이고 법칙이라는 걸 학교라는 존재가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교사와 부모가 손잡고 무너진 학교 교육 바로 세워야 

 

사람은 변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세워진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를 더는 부정하지 않도록, 미성숙한 아이들을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길러내기 위해 함께 애쓰고 있는 교사와 부모가 서로 손을 맞잡고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을 위해 함께 손잡는 것이 무너진 학교 교육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자 토대가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티처빌 매거진>은 최신 교육 이슈 및 동료 교사의 수업 노하우,

학교 현장의 다양한 소식과 더불어 테크빌교육의 브랜드 이야기를 담은 사외보 계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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