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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처빌매거진] 가수의 꿈, 교육 현장에서 꽃 피우는 선생님

by 피오렌티나 2022.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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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빌 매거진 Teacher Life

가수의 꿈, 교육 현장에서 꽃 피우는 물리 선생님

BTS는 세계를, GTS054는 대한민국 학생을 위로

 


글. 조영민 구미고등학교 선생님

 

 

가수가 꿈이었던 한 소년은 이제 모교에서 물리 선생님이 됐다. 하지만 노래로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울림이 좋아 여전히 노래를 부른다. 때론 교육에 노래를 적용하기도 하고 〈전국노래자랑〉이나 〈히든싱어〉와 같은 노래 프로그램에 도전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경북교육청에서 진행한 ‘GTS054’(비대면 교사 노래 경연 대회)에 참가해 최종 4인에도 선정됐다. 이 대회는 코로나19로 지친 아이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는 따뜻한 취지와 함께 선생님들의 뛰어난 노래 실력이 화제가 돼 MBC 뉴스에도 소개됐다. 조영민 선생님의 ‘멈출 수 없었던 노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GTS054에 참가한 조영민 선생님 

 

가수가 꿈이었던 유년 시절…지금은 물리 교사

어린 시절 누군가가 내게 꿈을 물으면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항상 이야기하곤 했다. TV에 나오는 가수가 돼 노래가 전하는 울림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엄청난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노래에 대한 자신감은 점점 사라졌고, 나의 꿈은 공연장이라는 큰 무대에서 교실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바뀌게 됐다. 현재는 노래를 취미로 하는 열정 물리 교사가 됐지만, 아직도 노래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대로다. 지금도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시간을 내 참가해 식지 않은 열정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국노래자랑〉 교사 편에 나가기도 했고, 〈히든싱어〉 임재범 편 오디션을 치르기도 했다. 〈히든싱어〉는 아쉽게 최종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그로 인해 ‘구미고등학교 임재범’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노래와 교육이 만나다, ‘M.S.G 활동’

모교인 구미고등학교에 과학 교사로 발령이 나고 지난해에는 과학부장의 직책을 맡게 됐다. 구미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이다 보니 다양한 과학 활동을 창의적으로 설계할 수 있었고, 이것은 또 하나의 기회로 찾아왔다.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은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학생들은 노래를 부르거나 듣는 것을 좋아한다. 해서 교육과 노래를 접목해 M.S.G(Music of Science, Geek!)라는 새로운 활동을 시도해 봤다. 전문 뮤지션을 섭외해 학교 학생들과 연계해 주고, 며칠간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과학송’을 제작했다. 기존 과학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던 과학송에서 탈피해 멀리서 들으면 사랑, 우정 노래 같지만 가사 하나하나를 뜯어보면 과학적 내용이 되는 재미있는 노래를 만들었다. 처음 듣는 사람들을 위해 과학적 해석이 담긴 해례본까지 넣어 만든 이 앨범은 멜론(melon)과 같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업로드가 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해 노래를 만든 학생은 물론 노래를 듣는 대중의 눈과 귀도 즐겁게 만들었다. 가수의 꿈에서 시작한 열정이 교육에서 꽃을 피운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BTS 말고 ‘GTS054’ 멤버가 되다

 

M.S.G 활동은 너무나도 뜻깊고 즐거웠지만, 음원 제작에 직접 참여해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선생님이 노래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GTS054 멤버 모집 공문을 보게 됐다. 코로나19로 지친 학생들에게 교사의 노래로 단비 같은 선물을 줄 수 있다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감동했다.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처럼 심장도 두근댔다. 고민 없이 데모곡을 녹음했 고 1차 오디션에 합격했다. 8명의 선생님이 1차를 통과했고, 녹음실에서 각자의 노래를 녹음하는 기회를 얻었다. 처음으로 마이크 앞에 서서 가수가 된 것처럼 녹음해 본 경험은 다시 돌이켜봐도 신기하고 앞으로도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가수가 되겠다던 유년 시절의 꿈을 잠시나마 이룬 것 같아 행복했다.

이렇게 제작된 영상을 바탕으로 유튜브에 업로드한 후 여러 차례의 학생 투표를 통해 최종 4인을 선발했다. 나는 운 좋게도 최종 4인이 됐다. 지금까지 도전한 오디션 중에서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은 처음이었다. 학생들을 위하는 진심을 담아 쟁쟁한 선생님들과 함께 노래를 불렀고, 이는 코로나19로 지친 우리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 모양이다. 생각보다 폭발적인 반응에 수업을 들어가지 않던 반의 학생들도 나를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줘 마음 한편이 따뜻하고 뭉클했다. 이 소식은 MBC 뉴스로도 방송까지 탔다.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학창 시절 친구와도 연락이 닿았다. GTS054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 동안 나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했다.

 

 

 

 

학생들과 축제에서 노래하는 평범한 일상을 기다리며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변하고 세상의 많은 활동이 위축된 것 같다. 빨리 코로나19가 없던 세상으로 돌아가 활동적인 교육활동과 생활을 영위해 갔으면 좋겠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조금씩이라도 하려 노력 중이지만 코로나19 이전만큼 왁자지껄하진 않아 너무나도 아쉽다.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학생들과 함께 학교 축제에서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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