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처빌 매거진 CLASS KNOW-HOW]
미래의 교사역할
2030년에도 나는 교사일까?
글. 김차명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 참쌤스쿨 대표
미래교육이 시작되는 시점
2000년 초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출발점으로 2009년 9월 경기도 13개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정책적으로 혁신 교육을 시작했다면, 공교육 체제에서 미래교육이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교육 2030 학습 프레임워크를 제시했으며, 교육부의 경우 ‘미래교육 체제 추진단’을 2021년 6월에 출범시켜 2023년 6월까지 추진하고, 2022 개정교육 과정이 적용돼 고교학점제가 2025년에 전면 시행됩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2020년에 ‘2030 경기미래교육’을 발표했으며,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서울시교육감 제2기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2025 미래교육체제’를 발표했습니다. 미래교육의 개념과 시작 지점을 바라보는 기준은 다르겠지만, 이처럼 최근 분위기를 보면 우리가 ‘미래’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작 시점은 약 2025~ 2030년 정도입니다.
앞으로 달라질 학교의 모습
그렇다면 앞으로 학교 현장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순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학생 수 급감’입니다. 2020년 연 28만 명이 출생했는데 2021년에도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 연 30만 명 출생으로 기준을 잡고 어림해 보면 전국의 초·중· 고 교사가 약 45만 명 정도이니 초·중·고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8명입니다. 물론 정확한 계산은 아니지만 앞으로 학생 수가 얼마나 줄어들지, 학교는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부담될 만한 현상입니다. 학생 수 급감과 더불어 큰 문제는 ‘지역에 따른 학생 부익부 빈익빈 현상’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신도시 지역만 하더라도 초저출생 현상이 무색할 만큼 60~70 개 학급 크기의 큰 학교가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거나 지방으로 가면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안 되는 학교, 전체 10학급이 안 되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수도권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0% 이상이 몰려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런 지역에 따른 학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개인주의화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학교 문화가 ‘각자도생하는 문화로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지연·학연 등의 연고주의에 영향을 많이 받고, 단체 중심의 교육 운동을 했던 기존 세대는 MZ세대 교사들의 성향을 ‘개인주의’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저는 이를 ‘네트워크화된 개인주의’라고 부릅니다. 네트워크화된 개인주의에서는 네트워크의 중심에 특정 집단이나 가족·회사 부서·이웃·공동체가 아닌 단 한 명의 사람, 즉 본인만이 존재합니다. 기존 세대가 ‘지역’·‘이념’ 중심의 공동체를 형성했다면 MZ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학교 문화가 달라질 것
하나의 가치를 가지고 뭉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바탕으로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예전처럼 학교장 중심의 학교 문화가 이루어지기도 힘듭니다. 이 와중에 학교의 역할이 기존의 학교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 등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 등으로 기존의 시스템과는 다른 큰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교육 문제가 사회문제화돼 학교· 교실의 역량으로만은 해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전히 교사는 선망의 직업
잠깐 자존감을 높여볼까요? 다음은 2020년도 기준 전국 초·중·고등학생 장래 희망과 2019년도 기준 직장인이 꼽은 자녀가 갖기를 희망하는 직업 순위입니다. 2020년 기준 응답 결과를 살펴보면 초등학생은 3위, 중·고등학생은 1위로 장래 희망 직업을 교사로 선택했습니다. 부모도 마찬가지입니다. 응답자의 약 40%가 공무원과 교사를 선택했습니다.
2020년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경기도 내 초임교사(경력 3년 차 이하) 3,409명과 4년 이상 경력교사 4,2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참담합니다. 초임교사의 30%가량이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많은 노력을 통해 교사가 됐는데 정작 교사가 된 사람들은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갓 임용된 초임교사들의 30%가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고 한 부분은 눈여 겨볼 문제입니다. 초임교사들이 생각한 직업 포기 원인 1위는 교사 인권 문제 (31.0%), 2위는 처우 및 보수(20.8%), 3위는 업무 과다 문제(20.4%)를 꼽았습니다. 생각보다는 적성 문제(11.2%)는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직 교사들의 현실은
2030년 나는 교사일까요? 어떤 교사일까요?
다시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는 2030년에도 교사일까요? 아니 정확히 2030 년에는 나는 어떤 교사일까요? 지금 당장 내 모습이 아닌, 내일의 모습도 아닌 지금 우리가 ‘미래교육’ 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2030년에는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요? 저는 이 질문을 언제나 스스로에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관심입니다. 물론 교사로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시선을 넓혀 학교와 교실 밖의 사회 변화, 교육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조금 더 좋은 교사가 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 만 고교학점제는 왜 하는지, 교육 자치와 학교자치는 왜 강조되는지, 앞으로 교사 양성과 승진제도는 어떻게 변할지, 왜 지역 단위 거버넌스와 마을교육공동체를 강조하는지, 유아교육의 공공성은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 학교 공간혁신과 그 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은 왜 추진하는지, 교육재정은 어떻게 결정되고 쓰이는지, 무학년제 등 다양한 학교 형태는 왜 나오는지, 온라인 수업은 코로나19 상황이 종료되면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인공지능(AI)은 개별화 학습을 도울 수 있을지 등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학교와 교실, 수업 외에도 궁금한 것이 참 많습니다. 이런 것들이 교사로서 당장 내일 수업의 변화에 도움이 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시야를 넓히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유연하게 대비하는 데 큰 힘이 돼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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